나의 부끄러운 글쓰기

월간 <방송작가> < 2019. 05. 18 ~ 연재 중> 고등학교 적 나의 취미는 글쓰기였다. 창작욕이 있어 글을 쓰지 않고는 배기지 못했다거나, 작가가 되고싶은 열망에 불타올랐던 것은 아니다. 단지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물론 돈 안드는 취미는 그것 말고도 많다. 친구들과 농구를 하거나 번화가를 몰려다니며 시시껍절한 농담 따먹기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겐 농구가 끝나고 음료수를 사마시거나, 번화가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갈 정도의 돈도 없었다. 가진 것이라곤 학년이 바뀔 때 남겨진 쓰다만 노트 뿐이었다. 어느 날, 나는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그 노트 중 한권을 펼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쓰고 싶어 썼다기 보다는, 쓰는 것 외엔 할 게 없어 어쩔 수 없이 쓰게 된 셈이다. 변변찮은 글들이었다. 대개는 나의 망상에 관한 것으로 가장 처음으로 썼던 것은 고래에 관한 짧은 이야기였다. 내용은 이렇다. 어느날 고래들이 육지로 올라온다. 놀랍게도 지느러미 대신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몹시 화가 난 상태다. 거대한 고래들은 인간을 습격한다.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팔로 도망치는 인간을 잡아 입에 넣어 먹어버린다. 당황한 인간들이 뒤늦게 반격을 하지만 소용없다. 수천, 수만마리의 고래들은 쓰나미처럼 인간 문명을 휩쓸고 삽시간에 세상은 고래가 지배하게 되다. 살아남은 소수의 인간들은 숲 속이나 동굴 속에서 숨죽인채 살아갈 뿐이다. 그렇게 지구엔 평화가 찾아온다. 말도 안되는 내용이지만 재미있었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 팔다리가 달린 고래가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얼토당토 않은 장면이 그저 쓰는 것만으로 머릿 속에서 구현되는 것이 좋았다. 그 편리함이 마음에 들었다. 주제나 소재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문장이 아름다운가, 짜임새 있는가 하는 것 역시 신경쓰지 않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유희이기에 ‘글쓰기’라기 보다는 ‘자위행위’에 가까웠다. 실로 그랬다. 나는 마치 처음으로 자위를 알게 된 소년처럼 매일같이 틈만나면 글을 썼다. ‘글’을 좋아했다기 보다는 ‘쓰기’에 중독된 것이다. 뒷내용은 월간 방송작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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